
시작 – 산타의 이야기
호호호. 오늘 밤 눈이 참 곱게 내리는구나.
이런 밤에는 선물만 나누는 게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조금 따뜻하게 해 주는 이야기도 필요하지.
이건 흥부와 놀부라는 형제가
‘나눈다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떠올리게 된,
조용하지만 오래 남는 크리스마스 밤의 이야기란다.
이야기
눈은 세상을 조용히 다시 감싸 안듯 내리고 있었다.
소리도 없이, 누구 하나 가리지 않고.
흥부의 집은 작았다.
벽 틈으로 찬바람이 스며들었고,
탁자 위에는 빵 하나뿐이었다.
그래도 가운데에는 촛불 하나가 서 있었다.
“오늘은 크리스마스니까.”
흥부는 그렇게 말하며 불을 밝혔다.
작지만 곧은 불빛이었다.
그때, 지붕 위에서 날갯소리가 들렸다.
눈 위에는 한쪽 다리를 아끼는 제비 한 마리가 서 있었다.
봄에 흥부가 도와주었던 바로 그 제비였다.
흥부는 망설이지 않고 제비를 안아
난롯가에 내려놓았다.
그날 밤, 흥부는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그는 형 놀부의 옛 집에 서 있었다.
한때 사람들로 가득했던 집은
이제 너무 넓고, 너무 조용했다.
놀부는 긴 식탁 앞에 홀로 앉아 있었다.
접시는 많았지만, 모두 비어 있었다.
“왜 이러지…
나는 다 가졌다고 생각했는데.”
그때, 천장에서 하얀 깃털 하나가 떨어졌다.
들보 위에는 제비가 있었다.
“당신은 모았습니다.”
“하지만 나누지는 않았지요.”
놀부는 고개를 저었다.
“나는 훔치지 않았어. 열심히 일했을 뿐이야.”
제비가 물었다.
“그렇다면,
누구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습니까?”
놀부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의 뒤에, 어린 흥부가 서 있었다.
해진 옷을 입고도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형, 같이 나누자.”
그 말에 놀부는 무릎을 꿇었다.
“나는… 두려웠어.
나누면 아무것도 남지 않을까 봐.”
차가운 바람이 집을 가로질렀다.
“그것이 당신의 겨울입니다.”
제비의 말과 함께, 집은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흥부는 문 두드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밖에는 늙고 초라해진 놀부가 서 있었다.
그는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흥부는 아무 말도 묻지 않고 문을 열었다.
아이들은 빵을 나누어 놀부 앞에 놓았다.
그 순간,
촛불이 크게 흔들렸다.
제비가 날아와 작은 주머니를 떨어뜨렸다.
그 안에는 금도 보석도 아닌,
작은 씨앗이 들어 있었다.
“나누는 마음은
겨울에도 싹을 틔웁니다.”
바닥에서 빛이 올라왔고,
집 안에는 부드러운 초록이 퍼졌다.
마을 곳곳에서도 같은 빛이 일어났다.
놀부는 울며 물었다.
“나에게도… 아직 늦지 않았을까?”
흥부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부터라면.”
아침이 되었을 때,
집 앞에는 겨울에도 잎을 흔드는 작은 나무가 서 있었다.
끝 – 산타의 이야기
호호호, 어땠니?
기적이라는 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란다.
사람이 다시 사람다워지는 그 순간,
조용히 싹트는 것이지.
오늘 밤, 누군가와 조금 나눌 수 있었다면
그걸로 난 충분히 행복하단다.
메리 크리스마스.
등장인물 소개 (한국어)
흥부
가난하지만 따뜻한 마음을 지닌 동생. 보답을 바라지 않고 생명을 돕는 그의 선택이 조용한 기적을 불러온다.
놀부
부와 성공을 좇던 형. 모든 것을 가졌다고 믿었지만 마음의 공허를 깨닫고, 크리스마스 밤에 후회와 새 출발을 맞이한다.
제비
봄에 받은 친절을 잊지 않고 겨울 밤에 돌아오는 존재. 사람의 마음을 비추며 나눔의 의미를 조용히 전한다.
산타클로스
선물뿐 아니라 이야기를 전하는 이야기꾼. 웃음 속에 삶의 작은 진실을 담고 있다.

Leave a Reply